수막새, 지붕 위에 피어난 조형미의 정수조선시대 건축에서 수막새는 지붕 기와의 단면을 장식하는 기능과 상징을 동시에 지닌 시각 요소였다. 수막새는 단순히 빗물이 새지 않도록 마감하는 기술적 구조물이 아니라, 그 건물의 격식과 미감을 드러내는 섬세한 조형 장치였다. 특히 궁궐이나 사찰, 관청 등 격이 있는 건축물에서는 연화문, 귀면문, 구름문 등의 문양이 새겨진 수막새가 사용되었고, 각 문양은 장소의 성격과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연화문은 청정과 탄생을, 귀면문은 액운을 막는 역할을 하며, 하나의 원형 안에 상징성과 디자인 미감이 함께 구현되었다. 수막새는 건축의 끝을 장식하는 동시에 시작을 지키는 문양으로, 조선의 공간미학 속에서 감정적 안정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단단한 흙으로 구워 만든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