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의 미학, 단청이 지닌 조화의 철학단청은 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그려서 장식한 것으로, 단순한 건축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고유의 자연관과 우주관, 그리고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던 철학이 담긴 미학의 결정체다. 특히 곡선의 반복과 대칭 구조는 단청이 단지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한 시각 요소를 넘어, 공간과 인간의 에너지를 흐르게 하는 일종의 정신적 장치였음을 보여준다. 단청의 곡선은 직선보다 부드럽고 유연하며, 그 흐름 안에는 자연과 인간의 상생이 녹아 있다.대표적인 예로 궁궐 처마 아래 펼쳐진 연화문(蓮花文)이나 보상화문(寶相華文)은 선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 있으며, 반복되는 곡선이 만들어내는 패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일종의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시각적 리듬은 오늘날에도 충분..